Search
Duplicate

전화기 너머의 부모님께 📞💬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얼마나 자주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시나요? 만약 같이 살고 있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님과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저와 같이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사람들은 가끔 통화하거나 얼굴을 뵈러 가는 것 이외에는 딱히 기회가 없을 거예요.
2022년 발표된 한국사회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부모와의 접촉 빈도가 중간인 이들의 경우 왕래는 1년 12회, 전화 연락은 52회로, 한 달에 한 번 부모님을 만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통화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비슷한 빈도로 연락을 드리고 있네요.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 부모님의 이번 한 주 기분은 어떤지, 내가 알아야 할 무슨 일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무슨 일 있냐는 질문에 대부분 부모님은 ‘우린 괜찮아.’ 혹은 ‘여긴 별일 없다.’ 등의 메시지로 축약하는 경우가 많아 혹여나 제가 걱정할까 봐 부모님이 미처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눈치껏 살펴봐야 합니다. 부모님의 정확한 마음을 알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Sound AI 기술이 도움 드릴게요!

1. 텍스트 변환을 통한 파악 (Speech-to-text)

첫 번째로 부모님과의 전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STT, Speech-to-text)하여, 변환된 텍스트 내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극성 (긍정적 / 부정적/ 중립적)에 초점을 맞추고, 어느 정도의 빈도로 사용되었는지 정량화하여 발화자의 감성 상태에 대한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단어의 빈도와 척도에 따라 발화자가 어떤 특정한 감정을 느끼는지나 말하고자 하는 의도, 또는 현재 처한 상황의 긴급도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가령 부모님과 전화하는 상황에서 부모님께서 ‘요새 무기력해지고, 날이 추워서 그런지 집에만 누워있게 되네. 마음이 답답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신다면 발화된 문장을 텍스트로 변환한 다음, 미리 지정된 단어 데이터베이스 등을 활용하여 해당 문장에서 긍정어, 부정어, 중립어를 구분하고 수치화 합니다.
이런 수치화된 결과물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2주 전의 부모님의 상태와, 지난주, 이번주의 부모님 상태를 비교해보며 부정어의 언급이 더 많아졌다면 부모님의 상황이 좋지 않음을 파악하고 빠르게 상담을 예약하거나 뵈러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전화를 하는 동안에는 놓칠 수 있지만, 기술을 이용해 수치로 확인하게 된다면 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어의 사용 빈도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에는 부모님과의 전화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우울하다는 말 그렇게 심각한 거 아니니까 별일 아니야. 신경 쓰지 말렴.’이라는 엄마의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단어들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저 문장을 텍스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실까요?

2. 비언어적 소리 정보 활용

목소리는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반영해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듣게 되는 일상생활 속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를 한 번 떠올려보세요. 뉴스 기자의 목소리 톤은 낮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듣는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거나 긴장하게 되는 경우는 어떨까요? 보통 이런 경우에는 교감 신경의 활성화에 의해 심박수가 빨라지고, 더 많은 산소를 확보하기 위해 호흡이 가빠지며, 말하는 속도 또한 빨라지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혹은 목감기나 후두염에 걸렸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성대가 부어오르게 되면서 목소리가 낮고 거칠게 바뀌고, 지속적인 기침이 발생하게 됩니다. 폐렴 등의 폐 질환에 있어서도 기침, 가래 등이 자주 발생하며 혼탁한 목소리가 특징적으로 보이고요. 특히나 이 모든 기침과 가래는 간헐적으로 계속 반복되어 매사에 발생하게 됩니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목소리의 음높이와 음량이 낮아져 목소리가 낮아지고, 톤이 단조로워집니다. 말의 빠르기 또한 느려지며 단어와 단어 사이에 중단이 잦아져 숨이 차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목소리의 높낮이, 속도, 기침이나 가래, 침 삼키는 소리 등 우리가 의미 없이 생각했던 모든 비언어적인 정보 등을 통해서도 텍스트로만 나타나지지 않는 의미들을 넘어선 추가적인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발화자의 상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이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한 번 전화기 너머의 부모님께 집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한 번 집중하게 되면 사소한 소리 하나하나가 여러분에게 큰 단서로 남아, 부모님의 상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주’ 안부 전화 를 드리며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